문재인의 글을 통해 몇 가지 의미있는 소득을 발견합니다.
영남패권주의(정희준이 부정한) 개념을 문재인의 입을 통해 유통시켰다는 점, 친노(정희준이 부정한 그 개념)가 존재한다는 점을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하,원문 내용을 훼손하지 않는 형태로 줄이며 밑줄그으며 인용하기로 한다.)
영남에서 지지 받지 못했던 노무현 대통령이었고, 참여정부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호남에서는 영남 패권주의라고 비난받는다면, 그야말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이른바 '친노'만으로도 안 됩니다.
형용모순적 글쓰기
벌레 파먹고 상처입고 설익은 사과를 스케치북에 그려넣는다. 그 못난이 사과를 어떻게 서술하는 지 아래를 읽으며 그려 보도록 하죠.
···정치인으로서, 당의 전 대표로서, 또 그 이전에는 대선주자로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 한 번도 제대로 승리의 기쁨을 돌려드리지 못했··· 호남에 고립감과 상실감만 안겨드렸···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고, 정권교체의 희망도 드리지 못했··· 당의 분열을 막지 못했고, 후보 단일화도 이루지 못했··· 반드시 이겨야 할 국면에서 분열로 인한 패배를 걱정하게 만들었···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저와 당의 부족한 점을 메우느라 정신없었던···
위와 같이 실컷 못난이 사과를 그려놓고서는
이렇게 오해와 불신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못난이 사과를 그려놓고 일거에 그것을 오해라고 부정합니다.
이러한 형용모순적 글쓰기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또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저의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제가 가져갈 수 없는 짐이 있습니다.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다고 한 후 과오인 짐 한 가지를 빼겠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다고 한 말은 거짓말이 됩니다. 거짓말을 한다는 자각조차 없는 부도덕의 극치입니다.
노무현이나 문재인의 정치적 입장이 무엇입니까? 다름아닌 ‘우리가 남이가! 똘똘 뭉쳐 기득권을 지켜내자’라는 영남패권주의와, ‘우리가 다르냐! 차별말고 시정하라!’는 호남지역주의를 모두 잡음으로 여기는 입장, 즉 지역주의 양비론입니다.
호남 변방 소외민들의 동의없는 영남 편중 개발을 방치하고 묵과하는 것은 곧 호남인에게 덧씌워진 멍에와 질곡을 방치하고 부당한 영남기득권이 유지되도록 결과하는 명백한 호남차별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그 말 만큼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입니다
라며 오해라고 말하는군요. 오해란 어떤 자료가 유통과정에서 그릇되게 소비된 상태입니다. 위에서 지적했다시피 호남차별은 오해가 아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과거의 자기를 부정하는 행태를 반성하고 초월해야 하는데도 수치를 모르고 호남차별 한 적 없다고 거짓말하고 있습니다.
호남의 4.13 정치 지형의 대립구도를 문재인은 다음과 같이 파악하는군요.
호남인에게 지역 정당이란 불명예를 안기면서까지 그들만의 영달을 쫓는 세력
VS.
신성한 호남 땅···을 사수하는 새누리당과 맞서 정권교체 해낼 정당 더불어 민주당의 모든 호남 후보들
즉 위와 같은 대립구조에서 문재인이 선택한 후자, 문재인 안목으로는 신성하고 순결한 후보들을 정치의식 수준이 문제 있는 호남 사람들이,
순결하고 신성한 노무현이나 문재인류를 더럽게 분칠하는 거짓말에 휘둘리는 존재로서 오해나 모욕을 가한다는 투의 천박한 수준의 이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호남민심에 대한 대단한 모욕입니다. 과거의 모욕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덧붙이는군요.
결론적으로 노무현과 문재인은 ‘(은폐된 투항적) 영남패권주의자’입니다. 거짓말쟁이라는 것, 지독히도 엉망인 한국어 구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얼빠진 노빠들이 지지하는 문재인의 수준.... 딱 그 수준입니다.
-----------------이하 문재인의 오락가락 전문 ----------------
다음은 문 전 대표의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 전문이다.
광주시민 여러분, 뵙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언제라도 이곳으로 달려오고 싶었는데, 말리시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정치인으로서, 당의 전 대표로서, 또 그 이전에는 대선주자로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호남 분들의 전폭적 지지를 밑거름 삼았던 제가, 여러분에게 한 번도 제대로 승리의 기쁨을 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호남에 고립감과 상실감만 안겨드렸습니다.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고, 정권교체의 희망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당의 분열을 막지 못했고, 후보 단일화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반드시 이겨야 할 국면에서 분열로 인한 패배를 걱정하게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실망을 하셨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못난 문재인이 왔습니다. 여러분에게 직접 야단을 맞고, 직접 질타를 듣기 위해서, 안 된다는 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여러분의 분이 풀릴 때까지, 제 얼굴 맞대고, 호되게 꾸짖어 주십시오.
저와 당의 부족한 점을 메우느라 정신없었던 사이, 호남 분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오해와 불신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이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그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그러나 이제,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우리 더불어 민주당은 과거의 혼란을 딛고 새롭고 유능한 인재들로 넘쳐 납니다. 저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이 유능한 인재들의 면면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다 담지 못했던 호남 분들의 요구와 열망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국회에 퍼 나를 인재들입니다.
차기, 차차기 이 나라를 이끌어가기에 충분한 인재들이 호남의 더불어 민주당 후보들 속에 있습니다. 정권을 탈환하고, 대권을 꿈꿀 만한 훌륭한 씨앗들이 뿌려졌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은 이렇게 새로운 인재들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호남 기득권 정치인의 물갈이를 바라는 호남의 민심에 우리당은 호응했습니다.
이 분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자신 있게 기대감을 가지고 힘을 주십시오. 더불어 민주당 기호 2번의 새롭고 활기찬 후보들이야 말로, 호남의 정신과 열정을 한 지역에 가두어 두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장시켜 갈 인재들입니다.
호남 정신의 지평을 전국으로 넓히면서 지역 경제, 문화에 새 바람을 이끌 주역들입니다. 그런 전문성과 인적 인프라를 충분히 갖춘 인재들입니다.
시민 여러분.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서 호남을 변방에 가두어 두려는 분열적 정치인. 여러분들은 그런 정치인들에 대한 강한 교체 의지를 가지고 계실 겁니다. 더불어 민주당의 후보들을 통해 바로 그런 구시대적, 분열적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습니다.
호남인에게 지역 정당이란 불명예를 안기면서까지 그들만의 영달을 쫓는 세력이 이 신성한 호남 땅에서 더 이상은 발붙이지 못하도록, 더불어 민주당의 모든 호남 후보들은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이 그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광주시민 여러분.
저에 대한 여러분의 실망과 섭섭함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민주당에 대한 여러분의 애정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무리 부족하고 서운한 점이 많아도, 그래도 새누리당과 맞서 정권교체 해낼 정당은 우리 더불어 민주당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애정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습니다.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호남 유권자 여러분.
저의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제가 가져갈 수 없는 짐이 있습니다.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두어 주십시오. 그 말 만큼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모욕입니다. 저와 당과 호남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주십시오. 그것만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엄혹했던 5공 군부독재 정권 시절, 부산의 민주화 운동은 '5월의 광주'를 부산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87년 6월항쟁 전야 5월, 노무현과 제가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연 광주 비디오 관람회를 보려는 부산 시민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그 열기는 6월항쟁으로 이어졌고, 부산 가톨릭센터는 명동성당처럼 부산 6월항쟁의 중심이 됐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호남과 호남 바깥 민주화 세력의 결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3당 합당으로 호남이 고립됐을 때도, 그에 반대한 영남의 민주화 세력은 지역 내에서 전라도니 빨갱이니 핍박받고 고립되면서도 호남과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결합이 김대중 정부를 탄생시켰고,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켰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노무현과 제가 걸어온 길이었습니다. 영남에서 지지 받지 못했던 노무현 대통령이었고, 참여정부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호남에서는 영남 패권주의라고 비난받는다면, 그야말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참여정부가, 압도적인 지지로 출범시켜준 호남의 기대에 못 미친 점이 많았을 것입니다. 대북송금 특검도 있었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도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광주가 정치적인 고향'이라고 말할 정도로 호남을 사랑했어도, 호남사람처럼 호남의 정서를 알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호남이 듣기에 섭섭한 말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단코 호남 홀대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호남을 배려했다고 자부합니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을 이간하여, 호남을 다시 고립화시키려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주십시오. 호남과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만이,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이른바 '친노'만으로도 안 됩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호남 바깥에서는 잘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부산에서, 경남에서, 울산에서, 대구에서, 경북에서, 강원에서 더 늘어난 승리를 보여드릴 것입니다.
호남이 손을 거둬들이지만 않는다면, 정권교체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광주시민, 전남북 도민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전당대회를 통해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도 새롭게 선출됩니다. 물론 저는 앞으로 당권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국회의원도 아닌 만큼,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저를 믿고 더불어 민주당에게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주십시오.
자주 오겠습니다. 총선이 끝나면, 더 여유로운 신분으로 자주 놀러 오겠습니다. 정치인 문재인이 아니라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못난 아들놈처럼 맞아 주실 거라 믿습니다.
광주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