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젠다 변질에 대한 후속이라고 할 수 있는 글이다. TV오락에서 전달 게임은 매우 즐겁다. 전지적 관찰자에겐 훤하게 보이는 답이 시작점을 출발해서 다른 형태로 소화되고 변질된 그것이 또다시 소비되며 반복되는 과정에서 도착지에 이르러 전혀 엉뚱하게 변질되는 게임은 웃음을 자아내게 할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진지한 태도로 인해 흥미가 더해지기 때문에 더욱 우습다.
전달 게임에서 본질을 일그러뜨리는 것은 게임참가자들의 정체성과 얽혀있다. 어디서 자랐는지, 어떤 소양을 가졌는지, 어떤 지식에 익숙한 지, 성장환경이 어땠는 지가 혼화된 주체(참가자)라는 방증이다.
예를 들어 채상병 사망사건에서 바둑판식 수색이 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우물속에서 보는 하늘모양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야 말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소통하려면 듣는 상대를 고려하여 용어를 선정해야 한다. 유치원생에게 대학생이나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구사하면 소통이 될 리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가 한 바탕 서글프게 웃으려면 약간의 예비지식이 필요하다.
바둑판식 수색(Grid search)
바둑판식 수색이란 수색대상지역을 바둑판식 섹터로 나눠 빠뜨리지 않고 훑는 방식이다. 대상 섹터들을 모두 합하면 전체섹터가 된다. 1렬식 수색은 누락된 경우 누구 실수로 누락됐는 지부터 가릴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누락됐는지조자 확인하기 어렵다.
(바둑판의 그물눈 모양의 대형으로 진행하는 수색이 아니다. 4인 1개조 바둑판식 그물을 만들어 보라. 바둑판은 4각형이다, 그런데 바둑판위 그물모양으로 소비되는 것도 문제이다. 또, 수중에서 어떻게 격자모양의 섹터를 할당해서 샅샅이 찾는단 말인가? 당시 하상은 모래이고 유속이 빨라서 찔러보며 수색하면 책임준 섹터가 이동할 게 뻔했도 탁도가 심해 보이지도 않았다.)
이제 다음을 클릭해서 보도록 하자. 시간이 아깝다면 11분짜리 4분 쯤부터 보면 된다.
(사고나기 전날엔 허리아래나 허리까지는 아예 등장하지 않았음)
아래 동영상 링크 (글 맨 아래쪽에서 재생가능함)
미션을 수행하려면 제대로된 소통은 기본이다. 사람 목숨이 달리거나 명령불복종이라는 책임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으로 미션이 전파되는 양상을 보면
20230717,20:00 수변정찰/ 육안 확인 방식
20230717:22:11 물가위주 수색 /발화자: 포11대대장 - 수명자 중대장 복창
수변이란 수제선(땅과 물이 만나는 선)을 중심으로 했을 때 땅쪽으로의 일정한 수요 공간, 즉 면적을 가리킨다.
물가는 다의어로 쓰인다.
20230718,05:51 수변끝 절대입수금지 반복강조
20230718,06:10 수변일대 정찰시 뻘 조심 /발화자: 여단장
뻘에 빠지는 것은 지시불이행상태이다. 뻘은 물도 아니고 땅도 아닌 프라즈마 상태와 흡사한 존재이다. 만에 하나 실수로 뻘에 빠지면 위험하니 더욱 조심하라는 여단장의 주의적 지시이다.
그런데 포7대대장은 불과 1분 지나서 다음과 같이 메시지를 보낸다.
20230718,06:11 포7대대장 - "수변일대수색 겁납니다."
그리고 물이 넘실대는 수변과는 동떨어진 사진을 2장, 3장(미호교) 전송한다.
그래서 선임 포11대대장은 현장의 대장인 여단장과 통화하여 지침을 받게 된다.
20230718,06:38 "도로정찰/ 필요(가능)구간 수변정찰 실시
그러나 21분 후에 구조대장과 포11대대장이 통화한 직후인
20230718,06:59 포11대대장 "(소방 측 구조대장이) ...수변아래 정찰을 원하는데... 어쩌지?"
(수변 아래는 지하일 수 없다. 앞서 수제선으로부터 땅쪽으로 일정 영역을 수변이라 했는데 물과 만나는 수제선에 가까워지는 수변은 당연히 경사면이므로 '수변아래'란 바로 경사진 수제선가까운 수변을 가리킬 것이다. 만약 수변아래가 수중을 가리킨다면 이제 수변끝을 지나 수중과 등치상태인데 이것은 당초 소방과 합의된 역할분담이 아니게 된다.)
그런데 포11대대장은 직속상관이 원칙적 입수금지라고 하명했고 원래 소방과 합의된 역할이 수변수색이었던데 "어쩌지!?!? "라고 한다.
이 날은 다행스럽게 그냥 넘어가는데 보기엔 이때 비극이 잉태되고 있는 듯 싶다.
저녁에 이른바 논란의 "바둑판식 수색" 지시가 하달된다.
20230718,18:11 "개개인의 경계구역을 나누고 4인1개조로 책임주고 찔러가면서 확인할 것(1열로 비효율적으로 하는 부대장이 없도록 바둑판색 수색정찰을 실시할 것)"
이 메시지는 현장통제본부장(제7여단장) -> 포11대대장(선임대대장) -> 포7대대장으로 전달된 메시지이고
전달 과정에서 분칠된 메시지이다.
당시 명령하달 계선은
제7여단장 - 3팀의 각선임대대장 - 대대장 - 중대장 - 사병 순으로 전파되는데
채상병 소속의 경우는 제7여단장 - 포11대대장(선임) - 포7대대장 - 본부중대장 - 소대장 - <채상병>
사단장이 비효율적이라고 보고 "바둑판식 수색"하라고 지도한다. 지도와 지시를 구분못하는 인간(Mensche)이 있는데 간단하게 지도란 더 잘하라고 북돋는것이다. 논란되는 <지시>는 당시 현장에서 사단장이 둘 있게 되었는데 해병1사단장 품안의 거의 1000명(예천으로 출동나가 수색작전한 부대원들), 그리고 현장에서 이들을 지휘통제한 육군50사단장 이둘 둘이 별 두개 사단장이 존재하게 되는데 합법적인 50사단장이 수색해라고 <선행>지시했는데 해병1사단장이 끼어들어 <후행>지시로 수색하지 마라고 <후행>지시하면 선행지시와 후행지시가 충돌한다. 이런 양상이 지시이다. 수색하는 걸 더 잘하라고 촉진하는 건 미덕이고 고마워할 일이다. 이 미덕은 지도인 것이다.
이제 해병대1사단장이 현장지도차 실종자 주검을 수색하는데 실적이 나오지 않으니까 샅샅이 훑어야 되겠구나싶어 바둑판식 수색하라라고 바카스를 준 셈이다. 이건 지도다. 지시가 아니다. 그런데 이 바둑판식 수색이 채상병까지 전달되면서 자꾸 화장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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