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옹
영패는 논쟁의 대상인가, 논의의 대상인가? 영패 해체니, 영패 혁파니, 영패 분쇄니, 영패 극복이니 하는 말이 그 사람의 취향과 기분대로 생각없이 쓰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여기에도 그것을 선택하는 사람의 반영패 접근법이 옅게나마 녹아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영패분쇄'는 가장 맹렬한 의지를 담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은 냉철함이 전혀 없이 열혈주의자의 높은 목청만이 요란할 거란 느낌이 있다. '영패극복'은, '분쇄'가 함의하고 있는 제3의 객체로서 그 대상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주체인 자신도 그 영패에 일부 편입돼 있음을 인지하고 스스로도 자성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대신, 반영패의 대오에 참여할 적극적인 의지를 아직 유보한 자세를 내비치고 있다. '영패해체'는 '분쇄'에서 보이는 만큼의 능동적 행동..
영남패권주의는 영남인의 일부인가 전체인가 구조적 패권주의는 개인과 집단 모두 포함, ‘공공의 적’일뿐 1. 이 패권주의의 한 축인가, 아닌가 여기에서의 영남패권주의는 지역감정, 지역갈등, 지역차별의 사회적 불안 요소에 대한 인식상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거기에, 각 개인의 선택적 문제로서 치환되고 말거나(소위 "지역감정"), 해당 지역주체를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갈등 유발요인을 모호하게 윤색하여 사회적 문제로서의 심각성을 완전히 왜소화해 버리려는 시도이거나("지역갈등"), 부당한 관습이긴 하되 당사자 지역을 빼면 여타지역에겐 해당사항이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사소하며 기껏 사회 일각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로서 치부되고 말거나("지역차별”)하는 진실 가리기가 은밀히 숨쉬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에 ..
자연환경으로 주어진 불공평 vs. 공평의 조건 공평의 개념을 상태 만으로 정의하는 것은 좀 거시기 하지요. 해당이 될 때도 간혹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아니니까요. 위에 공평의 조건들을 적어놨으니 다시 한 번 읽어 주시고요.("공평이란, 잠재적 경쟁자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지이다.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똑같은 출발점을 보장한다는 규칙이다. 태생적/환경적 약자에게는 미래의 손실분을 일정 부분 미리 보상한다는 지혜이다.") 공평과 공정은 비슷한 말이긴 하지만 공평(fairness or imparttiality)은 차등이 없음에 중점이 있고, 공정( fairness or justice)은 차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것이 로운 상태임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님이 전제한 것, 즉 상..
영남패권주의는 지배의 동적 메커니즘 영남패권과 각 지역민의 입장 차이는 어떻게 구성되나 영남패권주의에 대한 인식과 현실 감각이 무딘 사람들이라고 해서 적어도 3공 박정희 독재정권 이후 지속되어온 이 나라 안의 전분야에 걸친 영남 권력 독점적 현상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 말의 쓰임에 을 나타내는 것은 이 용어가 도발적인 느낌을 줘 섬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엔 겉으로 드러나는 거부감이라는 일차원적 감정만이 아니라, 영남의 지배권을 공히 인정하면서도 각자의 로 생기는 가 있다. 영남인으로서는 '우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도리어 그 쪽에 해가 미칠지 모른다'라는 으름장, 비호영남인으로서는 '이들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실익은 커녕 호남의 고립과 사회적 혼란만 초래할 것이므로 제3..
사회 체제 불공평의 규칙 : 계층의 상향 이동 차단 영남패권주의의 체제는, 상류와 중산층 이상만이 (영남민은 타지역인에 비하여 같은 소속 계층 안에서 상대적 우위를 누리지만) 기득권을 지속적으로 누리도록 짜여진 현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그대로 투영되어 이 시간에도 살아 숨쉰다. 영남패권이데올로기는 이 체제를 만들었고 지금도 계속 그것을 창달 심화시키고 있다. 이 체제 아래서 하층민이 상부로 이동하는 기회부여는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인이 계층 이동하는 유일한 통로는 학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중산층 비영남인과 기층민 영남인간의 경제사회적 우열은 당연히 존재한다.) 고등학교 출신과 대학교 출신의 봉급차가 지극히 엄격하다. 그 사람의 능력과 연계 없이 학벌 자체로서 봉급수준이 결정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