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수제선 식별이 어려운가? 아니다. 그리고 수제선 옆 물가가 위험한가? 그렇게 느낀다면 뭔가 잘못된 심상을 가진 거라 보여진다.
물속에 수초가 잠겨있는 곳은 수변이 아니다. 그냥 물속 수초일 뿐이다. 물가란 수제선(1차원) 바로 옆의 물가 인접한 땅이다. 그곳은 원한다면 물속에 곧 손을 담그거나 낚싯대를 드리울 수 있을 땅이다.
수변은 약간 다르다. 인문사회학적 용어라서 물가보다 보통은 넓다. 따라서 필요한 땅이 넓은 경우의 수변의 어떤 곳은 물과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바로 손을 내밀어 씻는다거나 낚시할 수 없다. 그래서 물가와 다르다.
따라서 수변을 물가로 멋대로 바꿔서 전달한 것은 결코 잘한 것일 수 없다.
수변은 가파르게 낙차있는 급경사면이 아니면 보통은 위험과 거리가 멀다. 물론 거센 물살과 포효하는 소란스러움으로 인한 위압감을 느껴 두렵다고 할 수 있지만 그저 심리적 두려움일 뿐이다.
포7대대장은 그런 수변의 이미지와는 다른 심상을 가졌다. 그래서 수변수색을 오해한 나머지 수중수색으로 오해하게끔 지시를 내렸다며, 그 원흉으로 여단장, 사단장을 지목하기에 이른 것이다.
본론으로 되돌아가자.
예상 밖 과업을 수명했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들여다 보자. 예상과 다른 수색임무를 하명받았다면 불측의 상황에 조우했으므로 추가 유해위험요소가 있는지 살피기 위해 수시위험성평가를 서둘러 수행해야 한다. 바로 위험성평가표의 대민지원 아래쪽 수변수색관련한 위험성평가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포7대대장의 주관적인 수변이 뭐든간에 위험하다고 여겼다면 당연히 위험요인 항목에 모두 나열하면 된다. 독자분들도 함께 추체험하는 것이 좋겠다. 다행히 추가 자재없이 수변수색 과업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위험성평가를 하지 않아도 특별히 재수없는 한 무탈할 것이다. 혹 재수없이 사고난다면 위험성평가 미수행책임을 져야 한다. 포7대대장과 포11대대장이 새벽(06:11, 06:38)같이 사진을 공유하며 위험을 노래불렀으니까 필자가 써넣은 위험요소에 포7, 포11대대장들만의 고유한 위험요소가 나열되었을 것이다. 그에 따라 필요한 자재라도 발견되면 소요 자재조달 시간과 수색 과업시작시각(08:00)을 고려해 때늦었지만 위험성평가를 서둘러야 한다.
위험하다 노래부르면 뭐하나? 정말 포7대대장만의 심상이 위험한 수중수색상황으로 형성됐다면 이제 분홍색 바탕의 공종(수중수색)의 위험요인이 리스팅돼야 할 것이다. 안전조끼와 구명밧줄이 필요하다. 따라서 포항이나 예천에서 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서둘러야 한다.
각자 역할에 따라 바지런하게 움직인다면 식사를 못할 망정 과업시작시각(08:00)에 빠듯하게 필요자재를 댈 수 있을 듯 싶다. 그런데 안전조끼나 구명로프가 준비되지 않았다. 즉, 위험을 익히 알고 있지만 위험을 초월할 대비책은 안중에 전혀 없다. 이것이 해병대 정신이고 실상이라면 정말 심각하다.
저 위험요인을 써 넣는 주체는 지위를 가리지 않는다. 필요하면 유치원생 아이디어일지라도 집어넣을 수 있다. 아마, 강변에 살았던 사병에게서 산 위험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 수 있다. 위험요소를 누락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각 요인에 대한 위험성을 평기기준에 따라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수용가능범위를 초과한 평가가 있으면 그 과업을 회피하거나 위험을 극복할 방안(구명조끼 착용 혹은 구명로프 활용 등)을 도입하면 된다. 익숙하게 체화되면 위험요인 발굴 및 평가, 대비책 도출은 정말 순식간이다. 다만 구명조끼나 구명로프등 필요 자재 조달이 도출됐을 때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남을 뿐이다.
그런데 사고전날인 7월18일 구명조끼나 구명로프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포7대대장이 위험을 느꼈고 회피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면 그에 따른 대비책이 도출되어 활용되었을 텐데 아니다. 즉 상습적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위험성평가를 대강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청문회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가장 문제있는 포7대대장 이용민 중령이 애먼 상급지휘관들을 채상병 희생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실로 황당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거기에 동조한 여당의원들은 더욱 가관이다.
그들 스스로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소리만 질러대는 그래서 스스로를 모욕하는 줄도 모르고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위선을 가장한다. 아니 문제가 있다는 자의식조차도 없다. 이에 덩달아 70%에 달하는 국민들도 맞장구친다. 정말 대환장파티가 따로 없다. 이게 오늘 날 대한민국의 현 주소요 의식수준의 상태이다.
도대체 누가 채상병을 희생의 제물로 바쳤는가를 알 수 있지 않은가?!
수색작전에 투입한 당일 날 사고가 났다면 정말 뒤늦은 지시가 문제를 유발했다고 질책할 수 있을 테지만 위험성평가를 제대로 이해하며 실천하는 환경이라면 그렇다고 비난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위험성평가를 제대로만 수행하면 중대재해 특히 사망을 초래할 수가 없는 구조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들여다봤으므로 다음 편은 박정훈팀과 국방부조사본부 중간검토자들의 관점이 제대로인지 살펴보기로 하자.